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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17일


11월17일(녹) 연중 제33주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

Sunday of the Thirty-third Sunday in Ordinary Time


종말과 심판

오늘은 연중 제33주일입니다. 오늘 성경 말씀의 주제는 세상의 종말과 공심판입니다. 우리의 삶 안에 이미 종말과 심판이 있습니다. 참 그리스도인은 매 순간 순간을 삶의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주님의 종말 심판은 결코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제1독서는 말라기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모든 것이 밝혀질 주님의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그날이 오면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과 섬기지 않는 사람 모두에게 심판이 내려질 것입니다. 그날이 오면 멋대로 살던 사람은 모두 검불처럼 타버려 뿌리도 가지도 남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두려워하며 말씀과 계명 안에서 바르게 산 사람들에게는 승리의 태양이 비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올바른 사람들, 즉 하느님의 계획을 눈앞에 두고 당신 뜻을 행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을 잊지 않으실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공경하고 당신의 이름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귀하게 여기실 것입니다. 그날이 오면 의인에게는 정의의 태양이 비치고 악인들은 뿌리째 뽑혀 없어질 것입니다.


제2독서는 테살로니카 2서의 말씀입니다. 테살로니카 사람들은 주님의 날이 가까이 왔다는 이유 때문에 일도 하지 않고 게으른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바오로와 그의 제자들은 게으른 생활을 하지 않았고 아무에게서도 빵을 거저 얻어먹지 않았으며 어느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밤낮으로 수고하며 애써 노동을 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일행이 그렇게 한 것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범을 보인 것입니다. 게으른 사람과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먹을 자격도 없는 사람입니다. 주님의 날이 벌써 왔다고 이단자들이 말하더라도 그리스도인은 그 말에 흔들리거나 당황해서는 안 됩니다. 그날이 온다 하여도 참된 그리스도인은 매사에 묵묵히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은 루카 복음입니다. 종말의 표지는 다양합니다. 거짓 그리스도가 출현하고 전쟁과 싸움이 일고 지진과 기근이 일어나며 전염병이 휩쓸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 삶의 현장에는 늘 이러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 안에는 이미 종말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매순간이 우리 삶의 마지막이며 최후일 수도 있습니다. 삶의 마지막이라고 할 때 참된 그리스도인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최선을 다하는 그리스도인에게 주님의 종말과 심판은 결코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친히 구원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에 대한 믿음입니다. 끝까지 견디면 진정 생명과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 말라키 3,19-20ㄴ <너희에게 의로움의 태양이 떠오르리라.>

해설) 그날이 오면 사악한 사람들과 멋대로 살던 사람들과 교만한 사람들은 모두 검불처럼 타버리고 그 뿌리도 남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두려워하며 말씀과 계명을 지킨 의로운 사람들은 승리의 태양의 빛 속에서 온갖 축복을 얻을 것입니다. 같은 불꽃이 의인들에게는 축복의 표지가 되고 악인들에게는 저주의 불꽃이 될 것입니다.



19 보라, 화덕처럼 불붙는 날이 온다. 거만한 자들과 악을 저지르는 자들은 모두 검불이 되리니, 다가오는 그날이 그들을 불살라 버리리라. -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그날은 그들에게 뿌리도, 가지도 남겨 두지 않으리라. 20 그러나 나의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의로움의 태양이 날개에 치유를 싣고 떠오르리라.


+ First Reading, Malachi 3:19-20

19 For the day is coming, blazing like an oven, when all the arrogant and all evildoers will be stubble, And the day that is coming will set them on fire, leaving them neither root nor branch,says the LORD of hosts. 20 But for you who fear my name, the sun of justice will arise with healing in its wings; And you will go out leaping like calves from the stall.






+ 2 테살로니카 3,7-12 <일하기 싫어하는 자는 먹지도 말라.>

해설) 바오로는 어느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밤낮으로 수고하며 애써 노동을 했습니다. 게으른 사람,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 남의 일에만 참견하는 사람은 먹을 자격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매사에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말없이 일해서 제힘으로 벌어먹도록 해야 합니다.



형제 여러분, 7 우리를 어떻게 본받아야 하는지 여러분 자신이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무질서하게 살지 않았고, 8 아무에게서도 양식을 거저 얻어먹지 않았으며, 오히려 여러분 가운데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수고와 고생을 하며 밤낮으로 일하였습니다. 9 우리에게 권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여러분에게 모범을 보여, 여러분이 우리를 본받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10 사실 우리는 여러분 곁에 있을 때, 일하기 싫어하는 자는 먹지도 말라고 거듭 지시하였습니다. 11 그런데 듣자 하니, 여러분 가운데에 무질서하게 살아가면서, 일은 하지 않고 남의 일에 참견만 하는 자들이 있다고 합니다. 12 그러한 사람들에게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지시하고 권고합니다. 묵묵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벌어먹도록 하십시오.



+ Second Reading, 2 Thessalonians 3:7-12

Brothers and sisters: 7 For you know how one must imitate us. For we did not act in a disorderly way among you, 8 nor did we eat food received free from anyone. On the contrary, in toil and drudgery, night and day we worked, so as not to burden any of you. 9 Not that we do not have the right. Rather, we wanted to present ourselves as a model for you, so that you might imitate us. 10 In fact, when we were with you, we instructed you that if anyone was unwilling to work, neither should that one eat. 11 We hear that some are conducting themselves among you in a disorderly way, by not keeping busy but minding the business of others. 12 Such people we instruct and urge in the Lord Jesus Christ to work quietly and to eat their own food.


+ 루카 21,5-19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해설) 인간의 삶 안에 이미 종말의 의미가 있습니다. 매순간이 삶의 마지막이며 최후라는 생각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일상의 삶을 최후로 알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종말 심판은 결코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참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구원에 대한 믿음입니다.


그때에 5 몇몇 사람이 성전을 두고, 그것이 아름다운 돌과 자원 예물로 꾸며졌다고 이야기하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6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 7 그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스승님, 그러면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또 그 일이 벌어지려고 할 때에 어떤 표징이 나타나겠습니까?” 8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 9 그리고 너희는 전쟁과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듣더라도 무서워하지 마라. 그러한 일이 반드시 먼저 벌어지겠지만,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다.” 10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민족과 민족이 맞서 일어나고, 나라와 나라가 맞서 일어나며, 11 큰 지진이 발생하고, 곳곳에 기근과 전염병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무서운 일들과 큰 표징들이 일어날 것이다. 12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앞서,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너희를 회당과 감옥에 넘기고, 내 이름 때문에 너희를 임금들과 총독들 앞으로 끌고 갈 것이다. 13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14 그러나 너희는 명심하여, 변론할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라. 15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너희에게 주겠다. 16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넘겨,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17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18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19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 Holy Gospel of Jesus Christ according to Saint Luke 21:5-19

5 While some people were speaking about how the temple was adorned with costly stones and votive offerings, he said, 6 “All that you see here?the days will come when there will not be left a stone upon another stone that will not be thrown down.” 7 Then they asked him, “Teacher, when will this happen? And what sign will there be when all these things are about to happen?” 8 He answered, “See that you not be deceived, for many will come in my name, saying, ‘I am he,’ and ‘The time has come.’ Do not follow them! 9 When you hear of wars and insurrections, do not be terrified; for such things must happen first, but it will not immediately be the end.” 10 Then he said to them, “Nation will rise against nation, and kingdom against kingdom. 11 There will be powerful earthquakes, famines, and plagues from place to place; and awesome sights and mighty signs will come from the sky. 12 “Before all this happens, however, they will seize and persecute you, they will hand you over to the synagogues and to prisons, and they will have you led before kings and governors because of my name. 13 It will lead to your giving testimony. 14 Remember, you are not to prepare your defense beforehand, 15 for I myself shall give you a wisdom in speaking that all your adversaries will be powerless to resist or refute. 16 You will even be handed over by parents, brothers, relatives, and friends, and they will put some of you to death. 17 You will be hated by all because of my name, 18 but not a hair on your head will be destroyed. 19 By your perseverance you will secure your lives.






예수님이 돌아가신 직후부터 사람들은 예수 재림의 날 곧 종말이 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무작정 손을 놓고 그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그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어떤 징조가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예수님과 함께 충실히 사는 것이 종말과 구원의 날을 맞이하는 가장 좋은 길입니다.



2019년 11월 17일 일요일

서울교구 조창수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02-3789-5425 010-8889-5425



월성 : 매주 월요일 오후 1-4시, 오후 7-9시 가톨릭회관 3층 대강의실

화성 : 매주 화요일 오전 10-12시, 성산2동 성당 요한강당

 

40 FINGERS - Disney Medley (Official Video)

재난의 시작


+ 루카 20,27-38



1.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하느님을 따르는 삶을 살 때 세상으로 부터 받게 될 배척과 미움에 대해 말씀하고 계십니다. 왜 하느님을 따르는데 고통과 희생이 따릅니까? 고통으로 인한 삶은 캄캄한 밤길을 걷는 것 같아 두렵게 느껴집니까? 왜 나의 믿음은 자주 흔들립니까? 진리를 부정하고 교회를 떠나게 만드는 홍수처럼 많은 왜곡된 정보에 너무 현혹돼 있지는 않습니까? 사람들의 믿음을 의심하게하고 혼란케 만드는 이 모든 것들은 어디로 부터 오고 있습니까?


2. 나는 힘들어도 영원한 삶을 위해 짊어져야하는 십자가의 고통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며 당신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기를 당부하시는 주님의 말씀은 내게 어떤 위안을 줍니까? 나는 혼돈스런 세상에다 어떻게 그리스도를 선포하며 살고 있습니까?

 


Today's Reflections:

Sunday 17, The Thirty-third Sunday in Ordinary Time


First Reading : Malachi 3:19-20

Second Reading : 2Thessalonians 3:7-12

Holy Gospel : Luke 21:5-19


Tidings of trouble


In our first reading from the prophet Malachi, we read that the triumph of God is at hand and his glory is soon to be revealed. We have the idea of a blazing furnace in which things are destroyed but, here, the only ones destroyed are those who have been unfaithful to God. By contrast, the righteous, those who are faithful, will feel a different kind of heat, and one which is healing.


In the second reading, the author exhorts the Thessalonians to keep on working for the Kingdom. Paul had visited Thessalonica and encouraged the people in the faith but, by the time of writing, some had become very lax while others were listening to false preachers. A concern of this letter was that they had been told that the Second Coming of Christ had already arrived and so some may have given up working in the assumption that the world would soon end. The author says that they are to stop interfering with others but should do their own work and earn their own food, just as Paul did when he was among them. Paul’s example of Christian living and of spreading the faith is the example they should try to emulate so as to enter the Kingdom.


In the gospel passage, Jesus foretells the destruction of the Temple and of Jerusalem itself. When questioned as to when this will happen, Jesus goes on to say that many other things will happen which people will assume to be signs of the end of the world. However, the faithful are not be deceived by such ideas but are to keep on believing and working. Before the world ends the faithful will undergo persecution and, through it all, they are to remain faithful to Jesus Christ who will stand beside them and give them a strength and a defence that others will not be able to shake. Many will be rejected by society and many will be put to death but, if they remain steadfast in the faith, they will win their lives, in other words, they will gain entry to eternal life and will reign forever with him. The key is steadfast faith.


Prayer :

"May the Lord Jesus put his hands on our eyes also, for then we too shall begin to look not at what is seen but at what is not seen. May he open the eyes that are concerned not with the present but with what is yet to come, may he unseal the heart's vision, that we may gaze on God in the Spirit, through the same Lord, Jesus Christ, whose glory and power will endure throughout the unending succession of ages." - Amen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Saint Elizabeth of Hungary)



축 일 : 11월 17일

신 분 : 왕비, 3회원

활동지역 : 헝가리(Hungary)

활동년도 : 1207-1231년

같은 이름: 닌파, 님빠엘라, 엘리자베스, 엘리자벳, 엘리제, 이사벨, 이사벨라



성녀 엘리사벳(Elisabeth)은 1207년 헝가리의 프레스부르크(Pressburg)에서 국왕 앤드레 2세(Endre II)와 왕비 제르트루다(Gertruda)의 딸로 태어났다. 튀링겐(Thuringen) 영주 헤르만 1세(Hermann I)는 정략적 이유로 네 살밖에 되지 않은 성녀 엘리사벳과 자신의 맏아들 헤르만과의 정혼을 제의했다. 그 후 그녀는 어린 나이에 튀링겐의 궁정으로 보내져 그곳에서 생활했다. 궁정의 화려하고 호사스러운 생활 속에서도 성녀 엘리사벳은 자주 기도하며 경건하고 희생적인 삶을 살고자 했다. 1213년 어머니가 헝가리 귀족들에게 살해당하고, 1216년 12월 31일 결혼하기로 약속되어 있던 헤르만이 사망하는 등 어린 나이에 시련도 계속되었다. 헤르만 1세는 자신의 둘째 아들 루트비히와 그녀를 다시 약혼시켰다. 튀링겐 궁정에서 많은 사람의 시기를 받으며 적지 않은 고통을 겪었지만, 약혼자 루트비히는 그녀를 보호해주었고 시어머니가 될 소피아도 친어머니처럼 성녀 엘리사벳을 돌보아주었다.


교회를 등지고 정치적 야망을 좇던 헤르만 1세가 1217년 사망하고, 1221년 그의 뒤를 이어 즉위한 루트비히 4세는 그 해에 성녀 엘리사벳과 결혼했다. 신랑의 나이는 21세, 신부는 14세였다. 그들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며 서로를 깊이 신뢰하는 모범적인 부부였다. 성녀 엘리사벳은 자선활동과 기도 생활을 열심히 했고, 남편은 그런 아내를 존중하고 옹호해주었다. 그들의 집은 아이제나흐(Eisenach) 근교의 바르트부르크(Wartburg) 성에 있었고, 자녀는 세 명을 두었다. 맏아들은 어려서 죽었고, 둘째 딸에 이어 셋째 아들은 남편이 사망한 몇 주 후 유복자로 태어났다.


1221년 작은 형제회가 독일에 정착하면서 성녀 엘리사벳의 삶은 큰 변화를 겪게 되었다. 작은 형제회의 첫 독일인 회원인 로데거(Rodeger)가 한동안 그녀의 영성 지도를 담당하면서 성녀 엘리사벳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Franciscus, 10월 4일)에 대해 듣고 큰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작은 형제회가 1225년 아이제나흐에 수도원을 세우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런데 1227년에 루트비히 4세가 풀리아(Puglia)로 출정하는 십자군에 가담했다가 9월 11일 이탈리아 남동부 오트란토(Otranto)에서 전염병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남편이 죽은 후 두 자녀는 다른 곳으로 보내지고 성녀 엘리사벳은 자신의 유산인 헤센의 마르부르크(Marburg) 성에서 쫓겨났다. 친척의 도움으로 밤베르크(Bamberg)의 주교인 숙부 에크베르트(Eckbert)에게 가서 어느 정도 지냈다.


로데거에 이어서 마르부르크의 콘라트(Conrad)가 그녀의 영성 지도를 맡았다. 그는 매우 금욕적이며 엄격한 사람으로 성녀 엘리사벳에게 수도자와 같은 삶을 요구했다. 남편의 유해와 유품을 튀링겐의 가족무덤에 안장한 후 성녀 엘리사벳은 콘라트의 도움으로 남편의 유산을 정리해 자녀들을 위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나머지 상당 부분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내놓았다. 그리고 1228년 성금요일에 콘라트가 있는 아이제나흐로 가서 작은 형제회 제3회 회원이 되었다. 그리고 그 해에 마르부르크에 ‘성 프란치스코의 자선 병원’을 세우고 스스로 병든 자, 특히 가장 혐오스러운 병에 걸린 사람들을 돌보는 일에 평생을 바쳤다. 성녀 엘리사벳은 콘라트에게 영적 지도를 받으면서 성덕을 위한 자아 포기의 길에 헌신했다. 누구나 놀랄 정도로 가난하고 겸손한 삶을 살았으며 깊은 사랑으로 모든 이들을 감싸주었다. 그녀는 선종하기 4년 전에 자신을 쫓아냈던 시동생으로부터 마르부르크 성으로 돌아올 허가를 받았고 또 그녀의 아들에게 백작을 승계시킬 수 있었다.


여왕이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위해 직접 음식을 날라주고 옷을 지어 주는 것 등은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이런 이유로 성녀 엘리사벳은 독일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성녀가 되었다. 그녀는 불과 24년밖에 살지 못하고 1231년 11월 17일 마르부르크에서 선종했지만, 오늘날 작은 형제회 재속 제3회의 수호성인으로 높은 공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 선종 다음 해에 그녀의 영성 지도신부였던 콘라트는 자신이 쓴 편지에서 성녀 엘리사벳의 영적 풍요로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여인만큼 관상에 깊이 젖어 들어간 이를 일찍이 본 적이 없다. 수사들과 수녀들이 여러 번 목격했듯이 그녀가 기도의 은밀함에서 나올 때 그 얼굴은 광채로 빛나 그 눈에서 태양 광선과 같은 빛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성녀 엘리사벳이 선종한 후 그녀의 무덤에서 치유의 기적이 일어나면서 시성 절차가 빠르게 시작되었다. 그래서 선종 4년 후인 1235년 5월 28일 성령 강림 대축일에 이탈리아 페루자(Perugia)에서 교황 그레고리우스 9세(Gregorius IX)는 그녀를 성대히 성인품에 올렸다. 그녀에게 봉헌된 마르부르크의 성당 기초가 그해에 놓였고, 1249년 성녀 엘리사벳의 유해가 성당에 안치되면서 순례자의 수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1474년에 성녀의 축일이 로마 전례력에 수록되면서 그녀의 성덕은 더욱 널리 퍼져나갔다.


14세기 이후 교회 미술에서 성녀 엘리사벳은 망토에 장미꽃을 담고 있는 모습으로 많이 그려졌는데, 이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려고 몰래 빵을 감추고 나가다가 남편에게 들키자 그 빵이 장미꽃으로 변했다는 전설에 따른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빵 제조업자와 빵집 그리고 자선사업 기관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고 있다. 그녀는 헝가리 또는 튀링겐의 엘리사벳이나 이사벨라(Isabella, Isabel)로도 불린다.



출처 : 가톨릭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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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미사_2019년 11월17일(녹) 연중 제33주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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